“딸이 뚱뚱한건 엄마 탓..” 깜짝 놀랄만한 연구결과 밝혀졌다.

대부분 키는 유전이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키는 23%의 유전과 77%의 노력으로 결정되는데요. 그렇다면 비만은 유전적인 요인이 클까요 환경적인 요인이 클까요? 최근 엄마의 체지방량과 체질량지수(BMI: body-mass index)가 딸에게도 연관성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4일 영국 헬스데이 뉴스에서는 사우샘프턴 대학 의학 연구 위원회 역학 센터의 레베카 문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전했습니다. 연구팀은 부모와 자녀 240쌍을 대상으로 한 비만 연관성을 조사했으며, 그 결과 체지방량이 높은, 즉 비만인 엄마의 경우 비만이 될 딸을 낳을 확률이 높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체지방량이란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양을 뜻합니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국제 기준으로는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4.9는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1단계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레베카 문 연구팀은 인체 계측법과 이중 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을 사용하여 자녀가 4~6세, 6~7세, 8~9세의 체성분을 측정했는데요. 또한 부모의 체성분을 측정하여 부모와 자녀 사이에 비만 연관성에 대해 파악하였습니다.

그 결과 엄마와 딸의 경우 체지방량과 BMI에서 강력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나 자녀가 6~7세와 8~9세 되었을 때 높은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4세 구간에서도 모녀간 비만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신뢰구간은 95%였습니다.

모녀 외에 모자, 부자, 부녀간에는 어느 연령대에서도 이런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과체중 또는 비만 여성이 딸을 낳을 경우 초기부터 체중과 체성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실험”이라 강조했습니다.

과거 우리는 ‘비만’이란 그저 많이 먹어 뚱뚱한 상태, 즉 체형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13년 미국 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선언한 이후 미국을 시작으로 수많은 나라에서 비만을 ‘질환’으로서 인식하기 시작했는데요.

비만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과 의료비에 소요되는 비용을 우려해 수많은 국가에서는 질병 관리 대상으로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 성인 3명 중 1명은 과체중에 해당합니다. 그들 중 1/3은 BMI가 30을 넘는 비만 상태인데요. 1970년대와 비교해 보면 3배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특히 세계에서 비만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1980년에는 과체중 인구가 전체의 1/3 정도였지만 2008년에는 2/3로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한국 성인 비만율은 28.6% 정도며 소아청소년의 비만율도 매년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이처럼 비만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대표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도시화입니다. 도시 거주자들의 경우 설탕, 탄수화물, 포화지방 등이 많은 비만 유발 식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는데요.

특히 많은 열량을 간단히 섭취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가 많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도시에서는 육체적 노동을 요구하지 않는 직업이 많아 활동량이 적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반면에 농촌 거주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농장에서 얻는 농산물을 섭취하며 가공식품에 대한 접근성이 낮습니다. 또한 매일 많은 에너지 소비해야 하는 농업, 임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 신체 활동 수준 역시 도시 거주자들보다 훨씬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비만 발생률은 도시에서보다 농촌 지역에서 훨씬 더 낮을 것으로 생각되어 왔는데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도시보다 농촌 지역에서 더 빠른 속도로 비만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비만은 단순히 음식을 많이 먹는 다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몸에 좋은 음식을 얼마나 다양하게 먹느냐가 훨씬 중요한 부분인데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는 빈부격차에 따른 저소득 가정 아동들에게서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넘쳐나지만 한국은 여전히 비만의 사회적 요인에 대해서 외면하고 있습니다.

의료전문가들은 비만은 단순히 체중 증가에 그치지 않고 당뇨와 고혈압은 물론 특정 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인 국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