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찌그러진 양은냄비에 보글 보글 끓여먹는 라면은 왠지 더 맛있다.
이러한 이유로 라면전문점에도, 고기집의 후식요리도 양은냄비를 이용해 라면이나 찌개를 끓여 제공하기도 한다.
이처럼 가정에서도 상업용으로도 양은냄비가 자주 이용되는 이유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양은냄비의 편리함 때문이다
알루미늄은 열전도율이 높아 음식이 빨리 끓고 깨질위험이 없으며 녹이 슬지 않아 사용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하고 폐기처리도 쉬워 캠핑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인기다.
하지만 양은냄비에 라면을 너무 자주 끓여 먹으면 치매에 걸릴 수 있어 위험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양은냄비의 주 성분인 알루미늄이 산도와 염분이 높은 음식과 만나면, 조리과정에서 알루미늄 성분이 나와 몸에 흡수된다는 것이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식품분석팀은 시중에 판매중인 알루미늄 조리기구 56개 제품의 알루미늄 검출량을 조사한 결과 총 47개 제품에서 평균 23.90µg/L가 녹아 나온 것을 확인했으며, 이중 일부 제품은 115.21µg/L나 검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이렇게 녹아 나온 알루미늄이 체내에 흡수될 경우 대부분 신장에서 걸러 체외로 배출된다고 한다. 하지만 100% 다 배출되지 않는 것이 문제.
그렇게 몸에 축적된 알루미늄은 구토, 설사, 메스꺼움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과도하게 쌓일 경우 파킨슨 병이나 알츠하이머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 대한신경과학회지 보고서에 따르면 파킨슨병 증상을 호소한 40대 용접공의 체내 중금속을 검사한 결과 혈청 알루미늄이 27.5µg/L으로 나타났으며, 영국 킬리대학교 연구팀도 알루미늄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알루미늄 식기를 사용해 음식을 조리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라면과 찌개 같은 염분과 산도가 높은 음식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조리 후 장기간 보관하는 것 또한 주의해야 한다.
실제 검사 결과 알루미늄 용기를 이용해 김치찌개, 피클, 김치라면, 된장찌개를 100도의 오븐에서 30분간 조리하자 김치찌개에서는 평균 9.86µg/L, 피클에서는 2.86µg/L, 라면에서는 2.34µg/L의 알루미늄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표면에 흠이 생길 경우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 미생물이 자랄 수 있으니 식기를 세척할 때도 부드러운 재질의 기구를 사용해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