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만 있으면..” 누군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이름으로 억대 대출을 받았습니다.

쉽고 간편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 요즘 은행 창구를 꼭 가지 않아도 신분증 사진만 있으면 계좌 개설은 물론이고 거액의 대출까지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비대면 대출의 허점을 악용한 사기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누군가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이름으로 억대 대출을 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확인해 봤더니 허술해도 이렇게 허술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지난달, A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 이름으로 대출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요. 금액은 무려 2억 원이였다고 하는데요.

대출금 미납이 있다고 전화를 받고 알게됐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전화금융사기인 줄 알았다고…

경찰 수사 결과, 몇 달 전 휴대전화를 개통하면서 대리점 직원에게 신분증을 건네준 게 화근이였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신분증을 복사해서 피해자 명의로 휴대전화 개통을 한 다음, 그 휴대전화를 가지고 공인인증서를 만들어서 비대면 대출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는데요.

정말 신분증과 휴대전화만 있으니 모바일 앱을 통해 신규계좌를 만들 수 있고 공동인증서 발급도 가능했습니다.

신분증 사진을 가려도 엉터리 사진을 넣어도 그냥 통과됐으며, 분실 신고된 주민증도 발급 일자를 수정하니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수천만 원을 빌리는데도 본인 인증절차는 너무 허술합니다.

대면 대출을 받을 때는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하고 직접 얼굴을 보고 본인임을 확인하지만, 비대면 대출은 신분증 사본과 공동인증서만 있으면 끝난다고 합니다.

보다 적극적인 본인 확인이 가능한 방법인 영상통화는 대부분의 은행이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고 해요.

최근 비대면 대출 사기를 벌이다 부산, 대구에서 3명이 구속됐는데, 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은 확인된 것만 19명이였으며 금액은 9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피해자는 ㅇㅇ카드와 ㅇㅇ저축은행에서 꾸준히 돈 갚으라고 연락을 하고 카드가 아예 막히면서 생활이 전혀 안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현재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건 수년간 법정 싸움을 거쳐 확정 판결문을 받은 뒤 금융위원회에 이의제기하는 것 뿐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금융사들은 본인의 개인정보를 제대로 관리 못했다며 피해자 탓으로 돌린다고 합니다.

금융사들의 사본 인증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 건 비용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합니다.

네트워크 설비투자 비용, 인건비, 지점 운영비 등을 이유로 신분증 원본 대조가 가능한 본인 인증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 않다고 해요.

국내 5대 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중 신분증 원본 대조가 가능한 진위 시스템을 갖춘 모바일뱅킹이 단 한 곳도 없다고 하네요.

원치 않는, 영문 모르는 신분증 도용으로 인한 대출은 제대로 된 본인 확인 없이 대출해준 금융사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현재 클라우드에 신분증과 여권 촬영본 등을 저장해놓으신 분들은 전부 삭제하시길 바라며, 신분증 또한 타인에게 함부로 보여주지 마세요!